제목 '가슴 성형 수술' 최대 부작용(?)은…
조회 4183
내용
'가슴 성형 수술' 최대 부작용(?)은…
[조선일보] 2007년 08월 31일(금) 오후 10:55   가| 이메일| 프린트
28일 오후 서울 강남의 한 성형외과 수술실. 20대 회사원 L씨가 수술대에 누웠다. 그녀는 키 168㎝에 체중 50㎏의 늘씬한 몸매지만, 가슴이 빈약하다는 콤플렉스를 갖고 있었다.

전신마취 후 집도의가 오른쪽 겨드랑이 주름 부위를 따라 피부를 4㎝쯤 절개했다. 그리고 그 안으로 수술도구를 이용해 유방까지 이르는 통로를 만들기 시작했다. 15㎝쯤 들어가자 큰 근육(대흉근)이 나왔다. 의사는 근육을 부분적으로 잘라내며 공간을 확보했다. 반대쪽 가슴도 똑같은 과정이 반복됐다.

이어 안이 빈 실리콘백을 흉곽과 대흉근 사이 공간에 집어넣은 뒤 가는 관으로 식염수를 넣어 부풀리자 유방이 봉긋하게 커졌다. 의사가 처음 계획했던 정도로 유방이 커진 것을 확인한 뒤 식염수를 빼고, 실리콘백도 제거했다. 이는 유방을 얼마나 키우는 것이 최적인가를 확인하는 작업이다. 식염수가 들어간 양은 한쪽 당 250㏄였다.

간호사가 250㏄ 용량의 코히시브 젤(cohesive gel)이라는 실리콘 보형물을 준비했다. 투명한 비닐 모양의 재질이며, 보형물 안도 물처럼 맑게 보였다. 사이즈는 조금 큰 도넛 또는 둥근 베이글 정도. 수술 전에 만져본 보형물은 말랑말랑하고 촉감이 좋았다.

겨드랑이 절개 부위보다 제법 큰 보형물을 넣어야 하기 때문에 미끄럽게 잘 들어가도록 절개 부위 입구에 항생제가 든 크림을 발랐다. 그리고 보형물을 밀어 넣어 원하는 곳에 자리잡은 것을 확인한 뒤 절개 부위를 봉합하는 것으로 수술은 끝났다. 마취부터 약 1시간30분 가량 걸렸다.




◆ “코히시브 젤 수술해주세요”

요즘 유방 확대 수술을 받으려는 여성들 사이에 ‘코히시브 젤’ 또는 줄여서 ‘코젤’이라고 하는 실리콘 보형물이 관심거리다. 코히시브 젤은 지난 7월 식품의약품안전청의 사용허가가 난 뒤 두 달이 채 안 된 지금 유방 확대 수술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그동안 사용됐던 식염수를 넣은 실리콘은 점점 환자들로부터 외면 받고 있다.

바람성형외과 심형보 원장은 “일본은 대부분 코히시브 젤로 수술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7월 이후에는 식염수를 문의하는 환자들에 별로 없어 앞으로는 코히시브 젤이 보형물의 주종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심 원장은 기자에게 코히시브 젤을 절반으로 자른 뒤 손으로 눌러도 내용물이 흘러내리지 않는 모습을 보여줬다.




◆실리콘 보형물의 종류는?

코히시브 젤이 나온 뒤 많은 사람들이 실리콘과 뭐가 다르냐고 묻는다. 결론부터 말하면 코히시브 젤은 실리콘 보형물과 거의 똑같다. 지금까지 나온 실리콘 보형물은 크게 3가지다. 이 3가지의 껍질(shell)은 모두 실리콘 재질로 돼 있어 똑같다. 다른 점은 껍질 속에 든 내용물이다. 가장 먼저 나왔다가 1992년 미국, 한국, 대만 등에서 사용 금지된 1세대 보형물은 내용물이 묽은 꿀 모양의 액상이었다. 이 실리콘을 시술한 뒤 껍질이 부실해 내용물이 새어 나오면 유방 조직 안으로 스며들어 유방암이나 자가면역 질환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오면서 미국 식품의약국(FDA)가 사용을 금지시켰다. 제조업체인 미국 다우코닝사는 ‘피해자’들의 집단 소송에 휘말려 파산하는 등 실리콘 보형물의 안전성은 세계적인 이슈가 됐다.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나온 것이 코히시브 젤이다. 미국에서는 2006년 11월, 우리나라에서는 올 7월에 허가를 받았으나, 코히시브 젤은 이미 1993년에 나와 유럽과 일본 등에서 사용돼왔다. 코히시브 젤도 기존 실리콘 보형물과 껍질은 물론 내용물도 같다. 다만 내용물의 분자 구조를 달리 해 껍질 밖으로 흘러나오지 않게 만든 점이 다르다.

실리콘은 액체상태부터 딱딱한 고체까지 모두 만들 수 있다. 고체 실리콘은 코 성형 등에 사용된다. 코히시브 젤은 말랑말랑한 촉감을 유지하면서도 밖으로 흘러내리지 않도록 하기 위해 분자 구조가 여러 겹으로 돼 있다.

초기 실리콘 보형물이 사용 금지된 뒤 대타로 쓰였던 것이 식염수가 든 보형물. 껍질은 같은 실리콘이지만, 내용물을 인체에 해가 없는 식염수를 사용한 것이다. 기존 실리콘 보형물이 사용 금지된 뒤 15년여 동안 미국과 한국에서는 식염수 보형물이 유방 확대 보형물의 대부분을 차지해왔다.

◆식염수 vs. 코히시브 젤

껍질의 재질은 실리콘으로 똑같다. 내용물은 전자는 식염수, 후자는 젤(gel) 형태의 실리콘으로 다르다. 식염수 보형물의 장점은 내용물이 몸에 전혀 해롭지 않다는 점과 수술 비용이 500만원선으로 상대적으로 싸다는 점 등이다. 단점은 수술 뒤 촉감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코히시브 젤의 장점은 촉감이 매우 좋다는 점과 수술 뒤에 껍질이 파손돼도 내용물이 흘러나오지 않아 몸에 해를 줄 가능성이 없다는 것이다. 단점은 가격이 700만원 선으로 식염수 보형물보다 비싸다는 것이다.

식염수의 장점은 하나 더 있다. 식염수 보형물은 안이 빈 상태의 껍질만 먼저 삽입한 뒤 튜브를 통해 식염수를 주입하므로 절개 부위를 작게 할 수 있다. 유방 확대 수술에서 가장 큰 문제점 중의 하나가 수술 흔적이 남는다는 것. 그래서 눈에 잘 띄지 않는 겨드랑이 주름 부위, 배꼽 주변, 젖꼭지 둘레(유륜) 등을 절개하는 데 식염수 보형물은 1.5~2㎝만 절개하고 수술이 가능하지만, 코히시브 젤은 통째로 삽입해야 하므로 절개 부위가 4㎝는 돼야 한다.

그래서 배꼽 주위를 Ω 모양으로 작게 절개하는 수술은 식염수 보형물만 가능하다. 둘 다 용량이 150~400㏄로 다양하게 나와 있다.

◆유방확대 수술을 하면 부작용은 없나

유방 확대 수술 최대의 부작용(?)은 남들(남편과 남자친구)이 알아채는 것. 수술이 아주 잘 되면 일반인은 물론 성형외과 전문의들이 만져봐도 감쪽같이 모르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수술이 성공하지 못한 경우는 본인이나 남들이 만졌을 때 우둘투둘한 이물감이 느껴진다고 한다. BK동양성형외과 금인섭 원장은 “식염수와 코히시브 젤 어느 한 쪽이 100% 더 낫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다만 수술이 잘 됐을 경우 코히시브 젤에 대한 환자 만족도가 높은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가장 흔한 부작용은 보형물이 딱딱해지는 것. 인체는 보형물을 이물질로 인식하고, 이를 막으로 둘러싼다. 이 막이 여러 겹 형성되는 경우에 딱딱해지는 경우가 있는데, 전체 수술 환자의 약 5%에 해당한다.

미국 FDA는 코히시브 젤이 나온 뒤 10년 이상 추적 연구를 통해 우려할 만한 부작용이 없다고 판단해 사용을 승인했다.




그렇다면 코히시브 젤이 터져도 아무 문제가 없다는 뜻인가.

외국 전문가들은 “코히시브 젤이 파손된 환자의 사례가 적어서 아직 알 수 없다”는 입장이다. 코히시브 젤이 몸 안에서 파손될 경우 내용물이 무척 끈적끈적한 메밀묵처럼 돼 있어 조직에 흡수되지는 않는다는 것이 제조업체의 설명. 또 보형물이 삽입되고 시간이 흐르면 막이 둘러싸기 때문에 일부 내용물이 흘러나온다고 해도 이 막 안에 머물 게 된다는 것. 다만 보형물에서 뭔가 흘러 나왔는지 여부를 수술 받은 여성이 알아채기는 어렵다. 보형물의 껍질이 아무리 튼튼해도 아주 미세한 구멍을 통해 내용물이 새어 나올 수 있는데, 이것이 유방이나 다른 조직에 어떤 영향을 줄지는 더 연구해야 할 과제다.

 
행복을 드리는 최용준 성형외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