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성형대회 우승 모델, 성형을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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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형대회 우승 모델, 성형을 말하다
[중앙일보] 2007년 12월 05일(수) 오전 11:14   가| 이메일| 프린트
[중앙일보 이여영] 얼굴을 고쳤다. 가슴은 식염수를 넣어 부풀렸다. 하지만 친구들은 수술 전이 더 낫다고 한다. “고쳤는데도 그 정도냐”는 악플이 수 없이 달린다. 그래도 기쁘다. 이제 그렇게도 원하던 방송일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자신감이 생겼다.

조수정씨는 지난달 25일 열린 성형모델 선발대회에서 1위를 차지했다. 여성 포털사이트 마이클럽에서 주최한 이 대회에는 성형 수술을 받은 적이 있는 여성 500여명이 참가했다. 평가의 기준은 용모, 카메라 테스트, 개인기, 장래성, 성형수술 후 달라진 정도등이었다.

성형 모델 대회 1위 입상자에 대한 세간의 관심은 대단했다. 포털사이트 인기 검색어 1위에 그의 이름이 오르는가하면 각 언론에서 ‘성형모델 1위’로 소개되기도 했다. 네티즌들의 댓글 포화도 상상을 초월했다. “고쳐서 그정도냐”는 식에서 “이런 대회가 성형을 더 부추긴다”는 문제 제기까지, 이런 댓글을 접한 조씨는 “예상은 했지만 훨씬 충격적이다. 하지만 내가 감당해야할 몫”이라고 속내를 털어놨다. 조씨는 무턱 교정과 매몰식 쌍꺼풀 수술, 가슴 확대술을 받았다.

인터넷 게시판에서 네티즌들이 가장 크게 문제 삼고 있는 것은 수술 전과 얼굴이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될 줄 알았는데 별로 큰 변화는 없다. 사진발이 좀 잘 받는 정도이지 원래 얼굴에서 크게 달라진 것은 없는 것 같다. 처음엔 너무 변화가 없어서 실망스러웠는데 한번 더 생각해보니, 오히려 자연스러워서 더 좋은 것 같다. 주변에 성형한 친구들을 봐도 그렇지만, 수술한다 해서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사진으로 비교해 봐도 크게 달라지지는 않았다며 조씨는 자신의 성형 전후 사진을 내밀었다. 다음은 조씨와의 일문일답.

-아프지는 않았나

“수술 전에 겁이 많이 나긴 했지만 마취를 해서 수술 자체가 아프지는 않았다. 마취에서 깨어난 다음 무척 고생했다. 전신 마취를 했는데 깨면서 머리가 아프고 고통스러웠다. 그 후 3일 정도 힘들었는데 계속 뻐근한 느낌이 었다. 수술 전에 알아봤는데 마취 주사가 몸에 맞지 않는 사람은 더 많이 힘들다고 하더라. 난 그 정도는 아니었다.”

-어디를 어떻게 했나

“눈, 턱, 가슴, 이마 지방 주입을 했다. 눈은 실을 꿴 바늘로 세 번 정도 땀을 뜨는 매몰법이었다. 칼로 잘라 꿰매는 방식은 절개법이라 하는데 그렇게 하지는 않았다. 턱은 원래 내 뼈를 조금 앞으로 당기는 시술을 받았다. 턱에 돌출된 부분이 없어서 밋밋한 인상이어서 하게됐다. 한달이 넘었는데 아직 턱 감각이 다 돌아오지 않았다. 천천히 감각이 살아나고 있는 것으로 보아 아마 대수술이었던 것 같다. 평평한 이마를 보완하기 위해 지방을 주입했다. 지방은 내 허벅지에서 뺀 것이다. 가슴은 식염수 팩으로 보완했다. 초기에는 질감이 딱딱해서 자주 마사지를 해 주어야 한다. 충격이 올 수 있기 때문에 운동은 아직 못하고 있다. 수술은 6시간 가량 걸렸다.”

-성형미인이라는 이미지가 굳어지는 셈인데.

“그 정도는 감수하겠다고 생각했다. 고민도 많이 했다. 차라리 좋은 쪽으로 생각하고 싶다. 내가 연예계 활동을 하는데 이번 사건이 좋은 계기와 큰 이슈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성형하고도 시치미를 떼는 연예인들도 많지 않나

“주변의 모델이나 연예인들을 보면 거의 다 하긴 했다. 나는 그 사실을 공개적으로 인정한 것에 불과하다. 물론 속상하긴 하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한 것도 아닌데 ‘성형모델이다’ ‘고쳐서 저 정도다’ 이런 꼬리표가 늘 따라붙을 걸 생각하면 마음이 썩 편치는 않다. 어쨌든 내가 고친 건 사실이다. 계속 생각하면 상처만 입으니까,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싶다. 성형한 다른 연예인들과 똑같이 평가해 달라는 말은 하고 싶지 않다. 성형한 게 무슨 그리 큰 자랑인가. 잘해서 칭찬받을 일은 아니지 않는가.”

-악플보고 상처가 많았을 것 같다.

“속상하다. 하지만 응원해주는 말을 읽고 나면 힘이 난다. 예전 모습이 더 나았다고 하는 댓글 보면 내가 괜히 했나 싶기도 한데 이쪽 일을 안하려고 생각했으면 굳이 수술 안 했을거다. 그 전 모습도 살아가는 데 전혀 문제 없었기 때문이다. 방송 일을 너무 하고 싶어서 그렇게 마음 먹었다. 순전히 일 때문에 성형하겠다고 결심한 것이다.”

-성형 안하면 방송 못하나.

“2002년에 슈퍼모델로 데뷔한 다음 큰 역할은 아니었어도 꾸준히 활동을 해왔다. 광고 오디션에서 계속 떨어져서 원인을 분석해보면서 같이 떨어졌던 친구가 성형 후에 잘 붙는 걸 보면서 수술을 결심했다. 노력으로 커버해보려 했지만 몇년간 계속 고전하다보니 안되겠다 싶더라. 연예인들이 지속적으로 성형하고 예뻐지는 걸 보면서 방송하려면 좀 고쳐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후회하지 않나.

“후회해도 소용없다. 수술하고 집에서 회복하는 동안 결과에 상관없이 기분이 좋았다. 예뻐지고 있다는 느낌, 방송할 수 있겠구나하는 생각, 변화하고 있다는 느낌도 뿌듯했다. 물론 주변에서는 다 말렸다. 내 원래 얼굴에 안 어울릴 거고 대외적으로 알리는 게 앞으로 살아가는 데 좋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성형하고 가장 큰 변화는 뭔가.

“사람들이 나더러 표정이 밝아졌다고 말한다. 예전에는 왠지 모를 어두운 분위기가 있었는데 그런 게 없어졌다. 예뻐져서 그렇다기 보다는 자신감이 생겨서 그런 것 같다. 이 마음가짐이면 방송도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 나처럼 컴플렉스가 있었던 사람에게는 자신감 회복이 가장 큰 변화가 아닌가 싶다.”

-앞으로 어떤 계획을 가지고 있나.

“슈퍼모델 출신이기는 하지만 모델 일이라는 게 한계가 있다. 내 원래 꿈은 연기자다. 리포터, VJ, MC 그리고 기회가 되면 연기 쪽도 섭렵할 생각이다. 이 정도 자신감만 있으면 뭐든지 할 수 있다. 이미 MBC 게임 채널에서 객원 MC를 맡았다.”

-기회가 되면 더 고칠 생각인가.

“사진을 찍어보니 코가 오똑하지 않아서 기회가 된다면 코를 고쳐보고 싶지만 무리하고 싶지 않다. 주변에 한 곳을 서너 번씩 고치면서도 계속 만족 못하는 연예인들을 보면 정신 건강에 정말 안 좋을 것 같다. 물론 몸 건강에도 좋을 리는 없다. 단점을 보완해 자신감을 찾는 정도에서 그쳐야지 성형에 중독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행복을 드리는 최용준 성형외과입니다.